다양한 산업계를 아우르며 주목 받는 IT 키워드들이 있다. 1990년대의 CAD, CAM, CAE, 그리고 2000년대에의 PDM, PLM을 이어 최근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바로 디지털 트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IT 컨설팅 기관인 가트너(Gartner)는 디지털 트윈 모델을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실제 개체 또는 시스템의 디지털 복제본’으로 정의하며, 이는 ‘고유한 물리적 개체, 과정, 조직, 사람 또는 기타 시스템 및 장치를 반영하여 소프트웨어 또는 모델’의 형태로 제공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공장의 디지털 트윈을 만든다고 생각해보자. 우선 현존하는 공장과 생산 장비들을 컴퓨터 상의 모델로 만들고, 생산과정을 시뮬레이션 한다. 이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조기에 파악하고, 생산에 가장 효율적인 장비 운영 방식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이렇듯 디지털 트윈은 강력한 기술적 장점을 제공하며 덕분에 많은 기업에게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이미 디지털 트윈을 넘어서 보다 정교하고 발전된 개념이 존재한다. 바로 다쏘시스템이 제공하는 버추얼 트윈이다.
버추얼 트윈은 디지털 트윈에서 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버추얼 트윈은 존재하지 않는 사물과 에코시스템까지 구현해 모든 요소에 대한 최적의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하며 이는 제품의 기획 단계부터 시험, 생산, 서비스 등 업무 전반을 포괄한다. 그 대상 또한 도시, 항공, 인체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으며, 보잉, KAI 등 국내외 유수 기업이 선택한 기술이기도 하다.
보잉은 1990년 777기종을 설계할 때 실제 목업이 아닌 버추얼 트윈 기술만을 사용하여 설계를 완료했다. 이는 세계 최초로 3D 모델링을 활용한 비행기 설계 사례로, 버추얼 트윈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근래 들어서는 한국형전투기(KF-21)의 개발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품 개발 전반에 걸쳐 버추얼 트윈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항공기 설계, 해석, 시험비행, 생산공정 등에서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기도 했다.
‘과거의 경험과 현실 세계의 비즈니스 대상을 디지털화 하여, 미래를 가상세계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술’인 버추얼 트윈을 세부 구성요소를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다쏘시스템의 버추얼 트윈은 모델링, 시뮬레이션, 데이터로 구현된다.
첫 번째 구성 요소인 모델링에 대해 알아보자.
모델링은 관심을 갖고 있는 대상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가령, 의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3D 모델을 만들어 목공소에 보여주면 그 의자 부품에 필요한 형태의 목재를 쉽게 얻을 수 있고, 페인트 가게에 보여주면 원하는 색깔을 쉽게 고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모델이라고 하면 제품의 2D 도면 또는 3D CAD 모델을 쉽게 떠올린다. 버추얼 트윈에서도 마찬가지로, CATIA나 SOLIDWORKS으로 생성되는 CAD 모델이 주로 사용되지만, 로봇, 자율주행 자동차와 같이 최신의 복잡한 시스템은 3D CAD 모델과 같은 형상 정보 이상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는 차량의 물리적인 부품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제어 로직 등이 모두 포함되어야 전체 시스템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버추얼 트윈에는 시스템 아키텍처라고 부르는 시스템의 논리적 구성 정보를 모델링하는 기술이 유용하게 사용된다.
다쏘시스템의 CATIA Magic 솔루션을 이용하여 SysML 표준으로 시스템 아키텍처 모델링을 할 수 있으며, 모델링의 대상 또한 보다 복잡한 구현을 지원하게 되면서 여러 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시스템을 표현하는 다양한 종류의 모델>
두 번째 요소는 시뮬레이션이다.
버추얼 트윈의 가장 큰 활용 사례 중 하나는 프로토타입을 직접 만들어서 시험하는 대신 가상의 모델을 이용하여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컴퓨터로 수행하고, 값비싼 프로토타입 테스트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실물 시험 이전에 버추얼 트윈이 다양한 조건 하에서 목표한 성능을 만족하는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행되어 왔으며, 근래에는 다양한 분야의 시뮬레이션을 동시에 수행해 최적의 조건을 찾아내는 방향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예를 들면 자동차 차체의 강성을 높이면 무게가 증가되어 연비 및 성능이 떨어지게 되는데 SIMULIA ABAQUS로 강성, 내구, 소음 진동과 같은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동시에 Process Composer라는 툴을 이용하여 수많은 조건을 시뮬레이션해 봄으로써 강성과 무게 간의 최적값을 찾아 낼 수 있게 된다.
<소음진동, 구조강성, 충돌강성을 동시 시뮬레이션 하여 안락감, 내구도, 안전도를 함께 만족하는 최적값을 찾는 예>
더 나아가 버추얼 트윈을 이용하면 제품 기획 단계와 같이 상세한 모델이 정의되기 이전에도 성능 예측을 할 수 있어 보다 신속하게 대상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신규 차종 기획 시 이전 차종 및 유사한 경쟁 차종의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 한다면, 보다 뛰어난 차량 개발을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기획 초기에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과정은 직접적인 3D 모델 대신 Dymola와 같은 1D 시뮬레이션 및 수학, 통계, AI 기법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등으로 수행된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해 알아보자.
버추얼 트윈을 활용하는 비즈니스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된다. 시스템을 표현하는 다양한 모델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조건 및 결과 데이터가 생성되는 동시에 축적이 되며, 실제 제품의 시험, 생산 과정에서도 많은 양의 데이터가 생성된다. 또한 IoT 및 모빌리티 서비스와 같이 현장이나 고객의 경험으로부터 생성되는 데이터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러한 모든 데이터들이 버추얼 트윈의 중요한 구성요소이며, 다쏘시스템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제공해 기업과 사용자의 혁신을 가속화한다. 이는 버추얼 트윈으로 축적된 3D CAD 데이터의 형상 인식 기술 활용 사례에서 보다 잘 드러난다.
엔지니어들은 제품 개발 시에 다양한 정보를 참조한다. 이때 3D CAD의 형상 인식을 기반으로 검색하면 유사한 부품의 CAD 파일을 빠르게 찾을 수 있고, 해당 파일의 시뮬레이션 결과 및 기술문서 등을 참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전사적으로 사용되는 유사 부품들을 자동으로 인식, 분류하여 부품 표준화를 빠르게 달성하고 나아가 구매와 연계하여 비용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는 여러 종류의 볼트들을 단일화하고 대량 구매를 통해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유사 형상 인식을 통한 데이터 자동 분류 및 표준화>
이렇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 버추얼 트윈은 활용하는 방식에 따라 가능성을 무한하게 확장시킨다. 비단 제품을 개발하고 제조하는 산업에 국한되지 않으며 도시 및 생명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 홍콩은 도시 계획 및 운영에 버추얼 트윈을 이용하고 있으며, 심장을 버추얼 트윈으로 구성한 리빙하트 프로젝트는 FDA와 2차 프로젝트를 통해 임상 적용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다쏘시스템의 버추얼 트윈을 구현하는 모델링, 시뮬레이션 그리고 데이터 사이언스의 세 가지 요소는 3DEXPERIENCE 플랫폼 기반의 솔루션을 통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활용된다. 제품을 정의하는 3D CAD 모델, 아키텍쳐 모델 등이 3DEXPERIENCE 플랫폼에 모두 생성, 저장, 관리되고 이 모델들을 플랫폼의 다양한 시뮬레이션 앱을 통해 가상 환경에서 검증할 수 있으며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의사결정에 도움을 준다.
다쏘시스템은 버추얼 트윈을 통해 디지털 세계의 가능성을 현실로 확장하고, 기업이 제품과 자연,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혁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김기현, KOREA Industry Process Consult – Management Director, Design & Engineering |